수영할 때 콘택트렌즈 껴도 괜찮을까

저는 도수가 있어서 콘택트렌즈를 끼고 수영을 하는데, 레인 옆에서 물안경을 벗는 사람을 보면 렌즈가 살짝 밀려나 있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본인도 눈치채지 못한 채로요. 저도 매번 수영장에 갈 때마다 렌즈를 끼고 물에 들어가도 괜찮은 건지, 아니면 그냥 눈이 나쁜 채로 수영을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 됐습니다.

콘택트렌즈 끼고 수영하면 안과적으로 왜 위험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안과에서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로 수영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는 아칸트아메바(가시아메바) 각막염입니다. 아칸트아메바는 수돗물, 강물, 수영장 물처럼 흔한 물 환경에 존재할 수 있는 미생물인데, 콘택트렌즈 표면에 달라붙으면 렌즈와 각막 사이에 갇혀 오래 머무를 수 있습니다.

특히 소프트렌즈는 함수율이 있어 물을 머금는 구조라서, 오염된 물이 렌즈에 스며들면 세척이나 관리만으로는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이 각막염은 초기 증상이 결막염과 비슷해서 발견이 늦어지기 쉽고, 심해지면 각막 손상이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한번 걸리면 치료가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안과 쪽에서는 계속 주의를 당부하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렌즈 끼고 수영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

이론과 현실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습니다. 실제로 수영장에 다녀보면 도수가 낮지 않은데도 렌즈를 낀 채로 수영하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렌즈 없이는 강습 중에 코치의 동작을 보기도, 레인 번호를 확인하기도, 심지어 벽이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하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지금 쓰는 수경에는 도수를 넣지 못해서, 일단은 콘택트렌즈를 끼고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도수 수경으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막상 도수 수경을 껴도 수경을 벗는 순간 앞이 하나도 안 보이는 건 똑같습니다. 탈의실을 오가거나 샤워할 때, 사물함을 찾을 때처럼 수경을 벗어야 하는 순간이 생각보다 많다 보니, 결국 렌즈 없이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실제로 겪어보니 드는 생각입니다.

도수 수경이라는 대안, 그런데 한계도 있다

도수 수경은 분명 렌즈보다 안전한 선택지입니다. 물이 눈에 직접 닿지 않으니 감염 위험 자체가 렌즈 착용보다 훨씬 낮습니다. 다만 도수 수경에도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데, 도수 범위가 제한적이라 난시가 심하거나 도수가 아주 높은 경우 딱 맞는 제품을 구하기 어렵고, 좌우 도수가 다른 경우에는 맞춤 제작이 필요해서 비용과 시간이 더 듭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경을 쓰고 있는 동안만 시야가 확보된다는 한계는 그대로 남습니다. 수영장 물이 수경 안쪽으로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집니다. 렌즈를 낀 상태에서 수경 틈으로 물이 새어 들어오면 그 물이 렌즈에 흡수되고, 결국 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 뾰족한 수가 없어서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리긴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렌즈를 끼고 당분간은 계속 다닐 것 같습니다.

수경 사진
도수 없는 나의 '미즈노 엑셀아이'


부득이하게 렌즈 끼고 수영해야 한다면 이 정도는 챙기기

렌즈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래도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향으로 관리하는 게 낫습니다. 아래는 실제로 많이 권장되는 최소한의 수칙입니다.

  • 수경은 얼굴에 최대한 밀착시켜서 물이 들어오는 틈을 줄이기
  • 수영 후에는 렌즈를 바로 빼기
  • 렌즈를 뺀 뒤에도 눈이나 렌즈를 수돗물로 헹구지 않기(수돗물에도 아칸트아메바가 있을 수 있음)
  • 하루 착용용 소프트렌즈라면 수영 후에는 바로 폐기하고 새 렌즈로 교체하기
  • 렌즈 케이스나 보존액에 수영장 물이 섞이지 않도록 주의하기
  • 통증이나 충혈, 눈부심,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하루 이틀 끌지 말고 바로 안과 진료 받기

이 수칙들이 위험을 완전히 없애주지는 못합니다. 다만 렌즈를 아예 안 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관리라도 신경 써서 확률을 낮추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루용(원데이) 렌즈면 그래도 좀 더 안전한가요?
A. 매번 새 렌즈로 교체한다는 점에서 세척 부족으로 인한 오염 위험은 줄어드는 편입니다. 다만 수영 중 물이 렌즈에 닿아 흡수되는 문제 자체는 렌즈 종류와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어서, 근본적인 위험을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Q. 도수 수경만 쓰면 렌즈 없이도 괜찮을까요?
A. 물이 눈에 직접 닿지 않는다는 점에서 렌즈보다 안전한 선택지인 건 맞습니다. 다만 도수 범위나 좌우 도수 차이 때문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고, 수경을 벗는 순간에는 여전히 시야 확보가 안 된다는 한계는 남아 있습니다.

Q. 렌즈 끼고 수영한 뒤 눈이 좀 뻑뻑한 정도는 괜찮은 건가요?
A. 단순한 건조감이나 일시적인 이물감이라면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다만 충혈이나 통증, 눈부심,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하루 이틀 끌지 말고 바로 안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걸 권합니다.

마무리하며

정리하면, 콘택트렌즈를 끼고 수영하는 것은 안과적으로는 권장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아칸트아메바 각막염 같은 감염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도수 수경이 모든 상황을 해결해주지는 못하다 보니,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부득이하게 렌즈를 낀 채로 수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가능하다면 도수 수경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시는 걸 조심스럽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여러 이유로 당장 렌즈를 포기하기 어렵다면, 최소한의 관리 수칙만이라도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눈은 한번 문제가 생기면 되돌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작은 불편함이라도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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